서양철학사/근대

라이프니츠(1646~1716 CE)

bianor 2023. 8. 28. 13:59

고트프리트 빌헬름 폰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von Leibniz)는 데카르트, 스피노자와 함께 근대 합리주의 철학자로 엮인다.
그는 은둔자의 삶을 살았던 스피노자와는 다르게 다방면에서 그의 천재성을 뽐낸 공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15세에 라이프치히 대학교에 입학해 법학과 철학을 공부하였으며, 21세에 알트도르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또한 그는 뉴턴과 동시대에, 그러나 별개로 미적분학을 창시하였으며 스피노자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과 교류하였다.
오늘날에는 라이프니츠의 미적분이 수학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여기서 박학가로서 라이프니츠의 업적을 모두 거론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그는 철학, 신학, 법학, 수학, 역사학, 문헌학 등에 조예가 깊었다.
실천적 차원에서는 정치개혁, 외교, 재무와 입법, 광학과 교통 문제, 학술 기관 등의 설립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라이프니츠의 대표적인 저작은 다음과 같다.
「변신론辯神論(Essais de théodicée, 1710)」, 「단자론(La Monadologie, 1714)」, 「새로운 인간 지성론(Nouveaux essais sur l'entendement humain, 1703)」.



라이프니츠는 기계론과 목적론을 절충하려는 시도를 했다.
즉, 우주는 표면적으로는 무목적론적이며 기계론적이지만, 심층적 차원에서 그 원인들은 신의 목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라이프니츠는 모나드(monads, 단자單子)를 이야기한다.
모나드는 더 이상 분할 불가능한, 우주의 기본 요소이다.
모나드는 연장을 지니지 않으며, 따라서 크기도 모양도 없는 정신, 힘, 영혼 쯤의 무언가이다.
모나드는 무한히 많으며, 각각이 무한한 우주를 그 안에 담고 있다.

다만 모나드가 무한히 많다는 생각은 그것을 셀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듯 하다.
나 또한 여기서 혼란스러웠으며, 라이프니츠의 철학이 난해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나드는 우리가 유한한 개수로 셀 수 없는, 추상적이며 영혼적인 실체라는 점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


이러한 모나드는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독립적이다. 
그리고 세계는 이러한 모나드들의 총체이다.
정신과 육체는 결합되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러한 착각을 갖는 것이며 단지 그런 것으로 보일 뿐이다.
라이프니츠에 따르면, 이는 단자들이 신의 목적에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라이프니츠의 세계는 처음부터 서로 동일한 시간을 가리키도록 제작된 서로 다른 두 시계에 빗댈 수 있다.
이는 두 시계(실체)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시간을 조율하는 데카르트적 세계관과는 다른 것이다.


모나드에는 신의 계획이 반영되어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세계에 존재하는 악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 라이프니츠는 두 종류의 진리를 구분한다.
첫째는 논리학과 같은 필연적 진리인데, 이는 신도 부인할 수 없는 진리이다.
둘째는 경험적 조건들과 같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수 있는 진리인데, 이때 신은 나름의 최선의 조합을 선택한다는것이 라이프니츠의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을 조심스럽게 정치적으로 확장시키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세계는 최선의 상태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따라서 사회를 번혁하려는 시도는 정당성을 얻기가 어려워진다.
개별적 인간의 관점에서는 개선점이 많아보일지라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신의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은 논리적으로 필연적이거나, 아니면 전체 세계가 최선의 세계이기 위해서 현재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p.461)"
이 세계에 존재하는 악에 대해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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