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이라는 고뇌를 더욱 무겁게,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시간이다. 우리의 삶은 시간에 쫓겨 다니는 사냥감이다. 잠시의 숨 돌릴 틈도 없다. 우리의 삶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간수는 채찍과 몽둥이를 들고 창살 밖에서 우리를 감시한다. 간수의 정체는 권태다. 권태는 언제나 우리 등 뒤에 서있다. 간수의 채찍질에 우리 몸은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다. 지루함, 무기력, 사라진 의욕으로 죄수는 석방에 대한 꿈조차 엃어버리고 만다.육체가 지구라는 행성에서 목숨을 연명하려면 대기의 압력이 필수다. 육체에 부여되는 압력이 육체의 두 발이 대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준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그 같은 압력이 느껴지는가? 아니다. 우리는 대기의 압력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피부의 감각은 대기가 자신을 짓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