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리는 실재와 환상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어떤 감각 인상들이 우리의 의지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규칙적으로 나타난다면 이 감각인상들은 실재를 표상한다.
반대로 어떤 감각 인상들이 우리의 의지에 영향을 받으며, 불규칙적으로 나타난다면 이 감각인상들은 환상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서, 우리는 저 찻잔을 세게 던지면 깨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반면에 우리가 의지적으로 떠올린 컵헤드(Cuphead)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실제로 존재하는 실재reality는, 우리의 의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인 감각 인상들만을 갖는 대상이다.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의식을 가진 우리가 정상적인 조건 하에서 저것을 지각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에세esse[존재]는 페르키피percipi[지각됨]이다."
그러므로 존재는 의식을 가진 지각의 주체를 함축하고 있다.
버클리는 여기서 신 개념을 등장시킨다.
신은 지각 가능한 모든 사물을 언제나 지각하고 있으며, 그러므로 모든 사물을 존재하게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감각 인상들, 즉 관념들은 나의 의지에 종속적인 것과 독립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후자의 원인은 나의 외부에 있을 것이다.
버클리가 생각하기에, 이는 또 다른 정신 때문이다.
이 정신은 강력하며, 선하고 현명하기에 세계에 대한 규칙적인 질서를 형성한다.
이 정신이 바로 기독교적 신이다.
우리는 신을 감각할 수 없기에, 신은 관념이 아니며 지각 가능한 대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파악하는 세계에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버클리는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였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관념들이 정교한 규칙성을 가지고 존재하는 모습은, 신이 아니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신은 우리의 감각 인상들의 원인이면서 그 자신이 모든 감각 인상을 지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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