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들처럼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또한 식물과 동물처럼 무지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
...
이것은 신들이나 동물들의 삶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인간의 삶에는 해당되는 비극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주제이다.
위 인용문은 군나르 시르베크와 닐스 길리에가 지은 <서양철학사> 162쪽에 나온다.
만약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완벽한 존재인 신이라면, 일체의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행하는 모든 것이 필히 그러해야만 하는 일이 될 것이고 따라서 후회도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생산하거나 운동하는 영혼만을 가진 동식물이라면, 일체의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행하는 일에 대해 그것이 실수인지조차 성찰할 수 없으며 따라서 후회도 하지 않을 것이다.
실수라는 것이 인간 고유의 영역에 있다는 점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신 아니면 동식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조금 과격한 입장일까?
하지만 나는 분명히 뭔가 뼈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실수는 비극에서도 반복될 수 있고, 희극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 실수에 관련된 수많은 명언, 격언, 금언이 이를 방증한다.
늘 그렇듯, 저기 어딘가에 있겠지.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사람 (0) | 2023.07.04 |
---|---|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정 (0) | 2023.06.26 |
잠 잘 시간 (0) | 2023.06.07 |
오르골 태엽 감기 (0) | 2023.03.28 |
"내 뒤를 따라오지 마라", 카뮈 (0) | 2023.03.19 |